본문 바로가기

페르시아

수메르 역사 수메르 문화

수메르 문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입니다. 기원전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 남부에서 싹튼 이 문명은 인류에게 문자와 도시, 관개 농업이라는 놀라운 선물을 안겨주었죠. 하지만 수메르 문명의 위대함은 단지 그것만이 아닙니다. 종교와 신화, 예술과 문학, 수학과 천문학 등 각 분야에 남긴 수메르의 문화적 업적은 후대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에요. 태초에 신들이 인간에게 문명을 가르쳐주었다는 수메르 신화처럼, 그들은 인류 문명의 원형을 만들어낸 창조자나 다름없었던 것 같아요. 그럼 수메르인들이 꽃피운 위대한 문화의 세계로 빠져볼까요?

수메르 문자와 문학

쐐기문자의 탄생

수메르 문명을 거론할 때 으뜸으로 꼽히는 건 단연 문자의 발명이에요. 수메르의 쐐기문자는 기원전 3500년경에 등장했는데요. 초기에는 그림 문자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점차 추상화되면서 쐐기 모양의 기호로 바뀌게 됩니다. 진흙 판에 골풀로 새겨 쓴 게 쐐기문자예요. 지금으로 치면 타블렛 PC에 전자펜으로 쓰는 것과 비슷하겠죠?

문자 사용의 확대와 서기관

처음에 쐐기문자는 물품의 수량을 기록하는 데 쓰였어요. 하지만 곧 행정이나 외교 문서를 비롯해 각종 기록에 활용되기 시작했죠. 신전이나 왕궁에는 전문 서기관이 배치되어 문서 업무를 담당했어요. 이들은 문자를 독점하며 특권 계급을 형성했답니다.

문학의 효시 길가메시 서사시

수메르의 쐐기문자로 쓰인 가장 위대한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길가메시 서사시』겠죠. 우르크 왕 길가메시의 영웅담을 노래한 이 작품은 인류 최초의 서사시로 꼽혀요. 절친 엔키두와의 우정, 불로불사에 대한 갈망 같은 보편적 주제의식은 오늘날까지도 깊은 감동을 주죠. 길가메시 서사시는 훗날 그리스 로마 신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답니다.

최초의 노동요 『호미에의 찬가』

수메르에는 각종 노동요도 전해져요. 그중 『호미에의 찬가』는 최초의 노동요로 알려져 있죠. 모내기하는 농부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내용인데요. 노동의 신성함과 대지에 대한 사랑이 잘 담겨 있어요. 짧고 간결한 시구가 인상적이에요.

최초의 속담집 『수메르의 격언』

수메르에는 속담도 다수 전해집니다. 『수메르의 격언』은 최초의 속담집으로 꼽히는데요. "게으른 자는 배고픔을 면치 못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같은 교훈적인 표현들이 가득해요. 5000년 전 사람들의 삶의 지혜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실감케 하죠.

수메르 신화와 종교

창조신화 『에누마 엘리쉬』

수메르 신화 중 으뜸은 단연 창조 서사시 『에누마 엘리쉬』겠죠. 대신들의 싸움 끝에 마르둑 신이 인간 세상을 창조한다는 내용인데요. 신들의 계보와 인간 창조 모티프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도 등장해요. 바빌로니아 신화에도 고스란히 계승되었고요. 수메르 신화가 후대에 끼친 영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랍니다.

대홍수 신화와 지우수드라

또 하나 주목할 건 대홍수 신화예요. 일명 『지우수드라의 서사시』로 알려진 이 이야기는 노아의 방주 신화와 너무나 닮았죠. 대홍수가 인류를 멸망시키려 하자, 신들의 계시를 받은 현자 지우수드라가 방주를 타고 살아남는다는 얘기예요. 흥미로운 건 수메르의 도시 시루풀에서 실제로 대홍수의 지질학적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점이에요. 신화 속 사건의 실재성을 뒷받침해 주는 셈이죠.

관개 농업의 신 엔키

수메르 문명을 떠받친 건 관개 농업이었어요. 그 상징이 되는 신이 바로 엔키인데요. 엔키는 민물의 신이자 지혜와 기술의 신으로 숭배되었죠. 농사에 필요한 물을 다스리고, 인간에게 문명의 이기를 가르쳐준 설명의 수호자였어요. 엔키 신화는 수메르 문명의 기반이 되었던 관개 농경과 과학 기술의 발달상을 반영하고 있답니다.

운명의 신 엔릴

수메르 최고의 신은 엔릴이에요. 공기의 신이면서 인간의 운명을 주관하는 그는 절대자로 군림했죠. 수메르 도시국가들은 엔릴의 계시로 세워졌다고 여겨졌어요. 실제로 엔릴 신전이 도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제정 일치의 통치 체제를 뒷받침하곤 했죠. 도시 국가 정치의 종교적 토대가 되었던 셈이에요.

제의와 사제 계급의 출현

수메르인들은 각종 제의를 통해 신들과 교감하고자 했어요. 제물 바치기, 제전 행사, 기우제 등 각종 의례가 사제들에 의해 집전되었죠. 특히 수메르의 사제들은 점성술과 점복을 담당하며 왕이나 지배층에게 신탁을 전하곤 했답니다. 제의를 통한 신과의 소통, 신의를 등에 업은 정치. 수메르 제의 문화는 신정 정치의 뿌리가 되기도 했죠.

사후 세계관과 장례 문화

수메르인들은 사후 세계를 믿었어요. 이르칼라라는 저승이 있어 죽은 자의 영혼이 간다고 여겼죠. 장례는 망자의 영혼을 저승으로 보내는 통과 의례였어요. 무덤에는 황금 장신구를 비롯해 각종 부장품을 푸짐히 넣어주곤 했답니다. 현세에서의 부와 권력이 사후에도 이어지기를 바랐던 거죠.

수메르의 예술

우르 왕릉의 황금 유물

기원전 2600년경 우르 왕릉에서 출토된 황금 유물들은 수메르 예술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황금으로 만든 모자나 장신구, 술잔 등은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들이었어요. 화려한 장식에서 수메르 금세공 기술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죠. 『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故鄕 우르를 실감케 하는 유물들이기도 해요.

메소포타미아의 모나리자 여사제상

수메르 조각의 백미로는 우르 여사제상을 꼽을 만해요. 기원전 210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희고 투명한 대리석에 여사제의 경건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냈어요. 눈을 크게 뜨고 입가에 신비로운 미소를 머금은 모습이 매력적이에요. 메소포타미아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이 작품에선 수메르인의 높은 조각 기량이 돋보인답니다.

스탠다드

우르 출토 유물 중에는 왕실의 전쟁 업적을 기린 작품도 있어요. 우르 제1왕조 시대 만들어진 '스탠다드'라는 작품인데요. 왕의 군대가 적을 물리치고 개선하는 장면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죠. 깃발 꽂이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고대 근동 미술의 혁신성을 잘 보여주는 걸작이랍니다.

지구라트 신전

수메르 건축의 백미는 단연 지구라트 신전이에요. 우르 유적에 복원된 지구라트를 보면 그 웅장한 모습에 압도될 겁니다. 계단식으로 쌓아올린 형태인데요. 꼭대기엔 도시 수호신을 모시는 제단을 뒀죠. 지상에서 가장 신에 가까운 공간, 신과 인간의 매개체로서 지구라트는 수메르 도시의 상징이자 자부심이었어요.

수메르 음악의 모습

수메르인들은 음악도 사랑했어요. 서사시 낭송이나 의례 행사에 음악이 수반되곤 했죠. 하프나 리라 같은 현악기, 드럼 같은 타악기, 피리 같은 관악기를 연주했다고 해요. 악보에 해당하는 쐐기문자 점토판도 발견된 걸 보면, 음악 이론도 상당히 발달했던 모양이에요.

최초의 서정시가 『연가』

『연가』는 최초의 서정시가로 꼽힙니다. 수메르어로 된 애정시인데요. 사랑에 빠진 남녀의 대화체 형식을 띠고 있어요. "그대 얼굴은 꿀보다 달콤하네. 그대 입술은 꿀보다 달콤하네"라는 구절은 지금 읽어도 심쿵하게 만들죠. 고대인의 사랑 노래에서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만나는 순간이에요.

수메르의 과학 기술

수학과 천문학의 발달

수메르인들은 뛰어난 수학자이기도 했어요. 60진법을 사용해 복잡한 연산을 해냈다고 합니다. 피타고라스 정리의 원리도 알고 있었대요. 덕분에 측량이나 건축, 천문 관측에서 높은 성과를 냈죠. 태양력과 유사한 역법을 만들어 썼고, 달의 위상 변화도 정확히 기록했답니다.

농경에 쓰인 수학과 천문학

정교한 수학과 천문학은 농사에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강의 범람 시기나 가뭄 주기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해줬거든요. 경작 면적을 계산하는 데도 수학이 활용되었고요. 천문학은 씨뿌리기 좋은 시기를 점치는 데 쓰이기도 했답니다.

'페르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카드 제국 역사  (0) 2024.08.10
수메르 역사 쇠망  (0) 2024.08.08
수메르 역사 수메르 부흥기  (0) 2024.08.07
수메르 역사 구티족 지배  (0) 2024.08.06
수메르 역사 아카드 왕조  (0) 2024.08.05